게임/게임 리뷰

메이플스토리의 변칙 서버, 리부트 서버

TwinParadox 2017. 2. 7. 14:50
728x90

메이플스토리 리부트서버






이번 리뷰에서는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끔찍한 혼종(?)인,

리부트 서버에 대해서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다.

오늘은 게임에 대한 리뷰가 아니라, 게임의 특정 컨텐츠에 대한 리뷰다.





필자는 메이플스토리를 국내에서 성공한 RPG라면 빼놓지 않고 언급해야 하는 게임이라고 볼 정도로,

성공을 거둔 게임임과 동시에, 넥슨을 돈슨으로 부르는데 혁혁한 공신을 세운 게임 중 하나로 분류한다.

필자 역시도, 초창기 메이플스토리부터 지금의 메이플스토리까지 어지간한 것들은 다 겪어보면서

자본주의 괴물이 되어가는 메이플스토리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볼 수 있었다.


사냥이나, 다른 컨텐츠들도 많이 바뀌었지만,

작금의 메이플을 만드는데 가장 많은 기여를 한 것은 바로 강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메이플스토리는 초창기 주문서라는 강화 시스템으로 모든 걸 해결했다.

물론 당시에도 아이템에 최상급, 최하급 옵션은 존재했지만, 지금처럼 환생의 불꽃으로 돌리는 게 아니었고,

당시 물가로는 그냥 뜬 장비 아이템 자체가 비쌌으니, 아이템 옵션은 논하지 않겠다.


주문서라는 유일무이한 강화 시스템 아래에서도

온갖 아이템들이 강화 정도에 따라 급이 나뉘었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결정지었지만 강해지는 몬스터들에 비해서는 스펙이 부실하게 보였다.

사실은 둘 중 하나다.

진짜 부실했거나, 아니면 지금의 데미지 인플레이션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거나...

어쨌든 지금 시점에선 부실한 것으로 보이는 것은 맞다.


아무튼 초기 메이플스토리에는 어떻게든 좋은 옵션을 쓰려고 최상급 옵션이 아이템을 구한 뒤,

그걸 강화하기 위해서 다들 명당 자리 찾아 가서(흔히 말하는 나비자리...) 우리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행운을 빌며 주문서를 하나하나 얹어가며 강화 시스템을 즐겼다.


세월이 지나 메이플스토리도 많이 바뀌었고, 그 동안 많은 강화 시스템이 추가되었다.

주문서를 주문의 흔적으로 대체하고(물론 스크롤이나 혼돈의 주문서 등의 형태로 남아있다.)

그거로도 모자라서 스타포스라는 강화시스템을 얹었다.

예전과는 다른 능력치 추가 옵션까지 있어서 환생의 불꽃으로 이걸 또 최대한 뽕을 뽑으려고 한다.

거기다 아이템별로 맞춰줘야 하는, 잠재 능력과 에디셔널 잠재 능력까지 있다.

심지어는 안드로이드와 그 심장을 가지고 강화를 하게 하고 펫 장비까지 신경써주는 것이 작금의 메이플이다.

이런 강화 컨텐츠로 인해서 메이플스토리는 강화의 시대(돈X랄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펫장비 주문서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최근 강화는 핵심 능력치인 공격력/마력만 신경 쓰는 편이라는 점을 알아두자...)


돈X랄을 하려면 끊임 없이 할 수 있도록 강화 컨텐츠를 늘려놓은 작금의 현실은

메이플스토리는 더 이상 코묻은 짤짤이를 아니라 목돈을 뜯어내려고 한다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물론, 컨셉 플레이로 무자본 노동이라고 플레이하고 포스팅하는 많은 블로거들을 보지만,

얼마 못 가는 경우가 많거나, 알고 보면 이미 탄탄한 기반을 마련한 경우가 있었다.



이렇게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이 되어버린 메이플스토리에

이런 무자본 컨셉 플레이를 하는 유저들을 위해서 별도의 서버가 하나 생겼다.

바로 '리부트 서버'다.

현재 메이플 스토리는 2개의 리부트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리부트, 리부트2)


이 리부트서버의 컨셉은 간단하다.


다른 유저와 교환 불가.


교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서버가 가지고 있는 교환, 경매장, 고용상인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필요한 것은 내가 얻어서 내가 써야 한다.

내가 필요한 것은 내가 얻어서 써야 하지만, 예전처럼 장비 아이템 얻는 것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리부트 서버는 다른 서버에서는 마일리지나 캐시로만 구입해야 하는 아이템들을,

개임 내 화폐인 메소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건 아니다.




200 이후로는 모든 돈이 여기에 들어간다.

필자도 지금까지 큐브에 쓴 돈이 족히 15억 메소는 될 것이다.





본디 마일리지로 구매하거나 캐시로만 구매할 수 있는 것들을 메소로 구매할 수 있다.

실제로 사용하는 건 운명의 수레바퀴나 호신부적, 버프 프리저, 웨딩 티켓정도..



큐브, 인장, 미라클 서큘레이터, 운명의 수레바퀴, 호신부적, 버프 프리저 같은 아이템은

기존 서버에서는 캐시샵에서 캐시나 마일리지 상점에서 구매하거나, 보너스 보상으로 얻을 수 있었던 아이템이고,

이들을 경매장에서 구매하는데 어마어마한 메소 소비를 해야만 했다.

리부트 서버에서는 이들 아이템은 물론이거니와, 각종 슬롯 증설권까지 메소로 구매할 수 있다.




헤네시스와 리프레에서는 이처럼 캐시나 이벤트로나 획득할 수 있던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어차피 메소로 사는 건 똑같은데 뭐가 달라졌냐는 의문이 남을 수 있다.

리부트 서버는 다른 서버들과는 다르게 메소 드롭량이 5배 많다.

(단, 몬스터의 체력도 그만큼 많아진다.)

또한, 다른 서버에서는 값싸게 팔리는 마이스터빌 재료들(현자의 돌, 시간 조각, 시간의 돌 등)을

비싼 가격에 NPC 상점에 판매할 수 있으며 메소 획득 수단을 별도로 마련해뒀다.


그러니까, 다른 서버는 사냥을 하거나 보스 컨텐츠를 도는 이유가

보스와 몬스터가 주는 돈이 목적이 아니라, 그들이 드랍하는 아이템을 얻어 판매해서 메소를 획득하는 것에 목적을 두는 반면, 리부트 서버에서는 그들이 드랍하는 아이템은 순전히 캐릭터의 스펙 업그레이드 용으로 사용한다.


어차피 장비 아이템은 본인의 운에 달렸고,

그걸 조금이라도 보정하는 것에 있어 메소를 전량 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서버보다는 무자본 플레이가 용이할 수 있다.


때문에 기존 서버에서 아이템 스펙업으로 사용하던 마일리지와 캐시는

펫이나 마일리지 상점의 큐브가 아닌 이상, 오로지 치장용 아이템으로 사용된다.

현금 투입 없이 시간만 왕창 때려넣으면 마일리지가 쌓이고 그걸로 나만의 코디 완성은 금방이다.


다만 리부트에서는 다른 서버에서는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스펙들,

에디셔널 잠재능력, 주문의 흔적을 통한 강화(강화 가능 횟수 차감)가 없다.

그러니까, 템 스펙을 올리기 위해서는 환생의 불꽃으로 조정하는 아이템 자체에 붙는 추가 능력치와

스타포스 강화, 잠재 능력 부여가 스펙업의 전부라는 것이다.


이렇게 잃는 것만 많아서는 가뜩이나 체력이 왕창 많아진 몬스터들을 쓸어담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에,

'리부트'라는 스킬이 패시브로 존재해 공격력과 마력을 올려주고,

레벨에 비례한 데미지 증가로 보정에 힘썼다.






지금까지는 개발자 입장에서 이상적으로 본 보정이고,

필자가 직접 플레이해보면서 느낀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다.



앞서 무자본 컨셉 플레이를 하는 유저들이 놀기 딱 좋은 서버로 볼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필자가 200도 찍고 이런저런 직업 키워서 유니온시스템을 해본 바,

그냥 사람들이랑 어려울 때 서로 도와가면서 다같은 흙수저들끼리 의기투합하며,

무자본 컨셉 잡고 솔로 플레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면,

펜던트 슬롯 증설 정도는 돈을 낼 각오를 하고, 리부트 서버가 아닌 타 서버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권장한다.


펜살리르 이후의 세팅을 준비할 때 다른 서버에서는 어떻게든 돈을 모아서

그나마 만족할 수준의 무기를 구매해서 사용하면 되는 거지만,

여기서는 싹 다 본인들이 얻어야 하므로 타 서버보다 장비 맞추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보스 컨텐츠를 리드해줄 사람조차 없다면 극도로 힘든 환경에서 사냥을 해야 한다.

리부트1 서버야 상황이 좀 더 나은 편이겠지만, 필자가 플레이하고 있는 리부트2는...


본질적으로 리부트 서버를 하면서 왜 이렇게까지 했는지 드는 의구심이 드는 부분을 콕 찝어보자면,

컨셉에 너무 충실해서 장비 아이템이나 일부 아이템은 아예 '계정 내 거래 불가능'으로 만들어놨다.

(그 무한 파밍의 디아블로3도 이러진 않았는데...)


매 캐릭터마다 무자본 컨셉으로 돌아야 한다.

수상한 큐브나, 돈, 잠재능력 부여주문서, 코어 젬스톤(본캐도 바쁜데 코어 젬스톤을 부캐에 줄까 싶지만..)

이런 강화 보조 아이템들은 넘겨줄 수 있지만, 장비 같은 건 절대 돌려쓸 수 없다.

장비는 노력을 통해 혼자 먹을 스펙을 만들어내고,

보스 장비 같은 경우는 정말 심하면 빌 붙어야 할 정도다.


까짓거 부캐릭터 안 키우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리부트가 아닌 다른 서버도 메소 페널티로 인해서 보스를 돌아주는 캐릭터들을 대량 양산하는 추세다.

하물며 메소를 긁어 모으는 족족 녹여버리는 리부트 체제 하에서는 오죽할까.

물론 유니온 시스템 때문에 부캐릭터 육성을 피할 수 없다.

계정 내 아이템 이동은 가능하게 해서 최초에 겪었던 고통정도는 되풀이하지는 않게 했으면 좋으련만,

이놈의 게임은 그런 거 없고, 모든 캐릭터를 맨땅에 헤딩 상태로 만든다.


이렇게 리부트 서버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많긴 해도, 이런 시도는 필자 입장에서 대환영이다.

물론, 운영 측면에서 돈벌이에는 좋은 컨텐츠는 아니겠지만,

파밍을 이용해 게임성을 극대화시킨 시도였고, 그것이 나름 성공을 거뒀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결론적으로, 푸념을 조금 늘어놓긴 했지만, 망한 시스템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같이 플레이하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면,

아니면 혼자 하더라도 치명적인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할만한 가치가 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을 한다.

(결코, 필자가 1월부터 지금까지 플레이하고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메이플스토리를 '다시' 시작해보려는 유저가 있다면,

기존의 메이플스토리에서 노는 것보다 리부트 서버에서 플레이해보는 것을 추천해본다.

(돈 많아서 그런 거 귀찮으면 그냥 걸러 들어도 좋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