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게임 리뷰

온갖 정치질의 향연, 웹게임 부족전쟁

TwinParadox 2015. 11. 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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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bujokjeonjaeng.org/


자, 부족전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아마 리뷰보다는, 이걸 플레이한 제 개인적인 썰(플레이일지)가 더 주된 내용일 것 같습니다.


부족전쟁을 접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그 이전에 하던 웹게임인 오게임이 서비스 종료가 확정나고,

오게임 1은하에서 활동하던 동맹원들과 부족전쟁으로 게임을 옮겨타면서 시작하게 되었죠.

'UN피곤해'라는 닉네임이 제 닉네임이라고 하면, 아시는 분들은 아시려나 모르겠네요.

여튼, 이 게임은 오게임보다 더 초치기에 민감하고 몇초에 몇웨이브를 넣냐가 중요한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그 때 5세계였습니다.


왜 제가 웹게임만 하면, 특수한 서버를 골라했는지 모르겠지만,

5세계에는 횃불 시스템이 없어서 그냥 떄려박고 없앤다음에 귀족 보내서 빼앗으면 마을을 먹는겁니다.

일단 오게임보다 관할해야하는 행성이 많았고,

드디어 연합방어가 가능해 위치와 집결지를 잘 선택해야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같이 옮겨탔던 동맹원들은 대거 초반부에 포기를 하고

저는 근처 부족에 소속하기로 결심합니다.

원래 연방 이름이 '루인'이었나요,

나중 가서 '발할라'로 바뀌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뭐 5년은 족히 지났으니 기억이 날 리가 만무합니다만..


부족전쟁은 부족시스템 외에도 연방제가 적용되어

크게 보면, 연방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개념의 길드시스템이고

구획마다 혹은 지역마다 부족을 분리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끔 해놨습니다.

상당히 매력적인 시스템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지정학적 위치가 중요한 게임에서 연방제와 부족제가 공존하니까 효율적이고,

그만큼 통수에 통수를 거듭하거나 정치질이 중요했죠.


여튼 제가 시작한 대륙은 35대륙이었고,

어떻게 하다보니까 부부족장까지 올랐고,

35대륙 관할하는 부족장에 올랐다가,

부족장을 겸하면서, 연방의 내무, 군무, 외무 담당하는 역할도 했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10대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줘서

아, 결국엔 이것도 시류를 잘 타고 입만 잘 털면 다 쟁취가 되는 정치게임이구나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그 당시에는 뭐 그냥 열심히 게임 즐긴답시고 했던 것 같네요.


어떻게 하다보니까 결국에 서버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랭커가 되어갔고,

나름 연방 간의 전쟁에서 전방에 속한 쪽이다 보니까,

방어점수와 공격점수를 집계해 공격랭킹 방어랭킹이라는게 존재했는데

당시 방어랭킹은 10위권에 들 정도로 많이 뚜들겨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 게임이 저한테 남겨준 교훈은 두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째는, '이렇게 게임하면 진짜 인생 망한다'라는 교훈이었고,

(잠도 끊어자고, 하루죙일 학교, 학원 가는 시간 빼면 연방채팅에서 썩어있고..)

둘째는, '욕설을 하지 않아도 사람을 세 치의 혀로 굴복시킬 수 있다(물론 인터넷이라 손가락으로..)'라는 교훈이었습니다.

(당시에, 외무팀에 있다 보니까 '포럼'이라는 자유게시판에서 항상 언론플레이 했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 첫번째 교훈때문에 전방에 있었음에도 과감하게 현게(현실게이트)를 열고, 이 게임에서 탈출했습니다.

시팅이라는 대리플레이 제도때문에 제 계정은 제가 접속하지 않고 약 한 달 간 계속 유지되었지만,

본주인이 지속적으로 플레이할 수 없고, 시팅이라는 것도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시금 설정해줘야하기 때문에,

당시 서버 통일전쟁 중이었던 상황에서 전방의 제 계정이 그냥 놀아나는 꼴을 볼 수가 없어

아예 계정을 삭제해버렸죠.

(뭐 제가 계정을 삭제했기 때문에 전쟁이 뒤집어졌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제가 내무, 외무, 군무를 다 담당해봤고 전방에서 직접 싸워본 사람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후방에서의 지원사격이 아주 개판이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부족전쟁의 장점이라면

위에서 충분히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만 간략히 정리하자면,

게임 시스템 상 필요한 여건들을 모두 갖춰줬고,

말그대로 전쟁이기 때문에, 정치질과 전략, 지정학적 위치 등 고려하지 않을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개인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게임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어느 전쟁에서도 장성급이라고 해서 혼자 수천개의 마을을 빼앗거나 할 순 없습니다만, 웹게임이 다 그렇죠.)


단점을 꼽자면 아주 큰 단점이 하나 있는데,

'프리미엄'입니다.

이게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주냐 안 주냐?

편의성이 이정도로 차이난다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마지막에 게임을 접을 때 약 400개의 마을을 관리해야했는데

평시든 전시든 400개의 마을에서 유닛을 생성해야합니다.

프리미엄을 안 달아놓은 상태면, 스크립트고 개뿔이고 하나도 없어서

일일히 마을을 찾아간다음에 적절한 비율로 유닛을 생산해야했습니다.


말이나 됩니까?

400개의 마을을 하나씩 들어가 유닛을 하나하나 입력해서 생산하라니요;

프리미엄을 사용하면 자바스크립트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애시당초 400개 마을 모두에서 일괄적으로 유닛 생산이 가능해서

스크립트랑 프리미엄을 동시에 이용하면 세네번의 버튼클릭만으로

400개의 마을에서 일정 수준의 유닛들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이정도면 프리미엄 유저와 비 프리미엄 유저와의 차이가 엄청나게 벌어져

직접적인 자원획득이나 전투보너스가 없다고 하더라도, 밸런스 붕괴가 맞고,

결국 고랭커로 갈 수록 프리미엄서비스는 무조건 구매해야하는 기본적인 아이템이었습니다.

아무리 웹게임이라지만, 대놓고 노가다하는 건 말도 안되는 짓이지요.

(실제로 그래서 연방 내 몇몇 고랭커들은 상대적으로 환율을 교묘하게 이용해

프리미엄서비스를 한화보다 구매해, 한화보다 약간 저렴한 값으로 프리미엄서비스를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도 차익이 남았죠.)


여튼 지금 되짚어보면, 이만큼 제가 재미있게 했던 게임도 흔하지 않았고,

이만큼 저한테 교훈을 준 게임도 흔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웹게임 추세 상 이렇게 골때리는 전략웹게임보다 RPG웹게임이 흥하고 있어,

플레이 인원수는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람 북적이면서 친목도모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다소 적합하지 않은 게임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썰을 풀었으니 가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글 맨위에 링크를 걸어드렸으니

한 번 참고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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