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대망의 게임리뷰 시간입니다.
필자가 무려 1년 가량 플레이해본 게임으로, 지인들에게 같이 플레이하자고 이야기하면 열에 아홉은 무시하는 게임인,
2013년 1월 정식오픈한 XLGAMES이 개발, 배급하는 아키에이지입니다.
통칭 '망키에이지'인데, 뭐 이런 별명이 붙은 이유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일단 아키에이지가 출사표를 던진 시점은 상당히 좋았는데,
경쟁작으로 꼽히던 아이온이 상대적으로 침체기였고,
히트했던 블레이드&소울이 만렙확장과 컨텐츠 출시가 너무 늦어지는 등의 이유에서 성공가도가 확정적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만큼 시기적절한 게임은 없을 것이고, 두 게임과 비교해 직업다양성과 컨텐츠다양성을 보면 압도하여
향후 과금형 RPG의 선봉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당초 예측과는 다르게
아키에이지는 예상보다 빠르게 무너져내렸고,
과금형식으로 인한 진입장벽을 허물고자,
부분유료화 형태로 대대적인 개혁을 추구했음에도
사실상 많은 고레벨 유저들이 이전의 과금과 동일한 형태의 프리미엄 서비스,
'아키라이프'을 사용하는 있는 것이 현실일 정도로, 본래 의미마저도 퇴색되었습니다.
아키에이지가 처음에 보여줬던 패기넘치는 모습과 다르게 지금의 모습을 보이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아래에 있습니다.
1. 두더지핵
아키에이지 정식오픈 초반,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핵(불법프로그램)이 유포되는 사태가 있었는데,
이 때, 운영진들이 너무나도 미숙한 대응을 보여,
핵을 사용한 유저들은 봉을 뽑을대로 뽑고 떠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유저들에게 돌아간
지금까지도 그 여파만 없었다면이라는 가정이 통할 정도로 통탄스러웠던 초유의 사태입니다.
당시 두더지 핵에 대해서 유저들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자,
운영진은 해당 유저들을 '불법프로그램 홍보'로 간주, 게시글을 지우고 계정 접근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운영에 대한 지식이 전무함을 보여줬습니다.
뒤늦게 이 부분에 대해 대대적인 손질이 이루어졌지만,
이미 소만 아니라, 고칠 외양간마저도 잃어 터만 남은 상황이었습니다.
(이 사태 이후, CBT 때까지 모아왔던 유저들과, 신규유저들의 인식에 이 게임은 '망했다.'라는 인식이 박히게 됩니다..)
2. 다양성을 가장한 정석
아키에이지에도 또한 인스턴스 던전이 존재하고 필드보스가 존재하는데,
이 필드보스와 인스턴스 던전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아, 진입장벽을 높였으며,
10가지 특성을 조합해 수많은 직업을 생성할 수 있다는 게임홍보와는 다르게
특정 특성에 과몰입(대체로, 탱, 딜, 힐)되면서 직업 자유도는 용두사미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3. 독특한 경제구조에서 추구하는 정석
아키에이지에는 '노동력'이라는 특수한 장치가 존재하는데,
현실세계처럼 이 노동력에 대해서 값어치가 책정되고 그 값어치를 기준으로
특정 기술숙련에 있어 수지타산을 따지고, 결국 돈벌이가 되는 쪽으로 유저들이 몰리면서,
신규유저 진입장벽이 높아졌다는 점에 있습니다.
노동력이 100이라는 가격에 형성되어 있으면,
고정적으로 150, 130을 벌어들이면서 이익을 취하는 생활컨텐츠를 이용하는데
이렇게 취한 이득이 다시 노동력 구입에 투입되는 과정에서
노동력 가격은 다시 책정되고 105, 110으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
장기적인 물가상승과 장기적인 안목의 밸런스패치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도 이 부분에 대한 제대로 된 해답이 없어,
빈부격차 해소는 불가능해보입니다.
4. 사람도 얼마 없는데 인스턴스 던전을 여는 서버자원이 없다
아키에이지는 일일퀘스트로 인스턴스던전을 클리어하는 퀘스트가 존재하는데,
인스턴스던전을 생성할 때, 서버자원이 부족해 생성에 실패했다는 문구가 뜨며 입장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XLGAMES가 최근 문명온라인을 준비하면서 서버자원 투입비용이 고스란히 문명온라인으로 갔다고 하기엔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잦았다는 걸 감안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타 게임에 비해 서버에 채널개념까지 있는 것도 아니면서, 서버자원이 부족해 인스턴스 던전을 열지 못한다는 건,
기본적인 설비 투자도 미흡한 것이 아닌가….
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아키에이지 운영이 얼마나 미흡한지 이 4가지 사례로 설명이 가능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최근 아키에이지가 새로운 하우징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컨셉의 서버를 추가하는 등의 행위로
기존의 고착화된 플레이스타일을 타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겪은 시행착오가 그들에게 향후 나아갈 교훈이 되어서
완벽할 수는 없을지라도 이전보다 나아진 운영능력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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